관습헌법
관습헌법(慣習憲法, 영어: customary constitution) 또는 헌법관습법(憲法慣習法, 영어: constitutional customary law)은 헌법 가운데 불문의 관습법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관습법으로서 성립한 헌법의 효력에 대한 견해에 따라, 관습헌법은 헌법제정 이전부터 존재하며 성문헌법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강제력 있는 규범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 또는 헌법제정 이후에 나타나 강제력 없는 헌법관행으로서 성문헌법에 비해 열위의 규범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1]
서양 법사에서 관습헌법 논의는 주로 프랑스에서 발견된다. 프랑스 제3공화국의 1875년 헌법은 제정 당시 총 34개에 불과한 조문으로 구성되어 간결성이 굉장히 높았으므로 그 운용 중에 발생하는 규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관습헌법(프랑스어: coutume constitutionnelle)을 발전시켰고, 그 중 일부는 심지어 명문의 헌법규범까지 변경하기도 했다.[2] 한편 현행 프랑스 제5공화국의 1958년 헌법은 제3공화국 시대에 비해 훨씬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여전히 관습헌법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 개정 역사를 살펴볼 때 제89조에 규정된 명문의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민투표에 의해 개정한 사례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관습헌법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으로 여겨진다.[3]
대한민국에서는 현행 제6공화국의 1987년 헌법에 따른 헌법재판소가 2004년 신행정수도법 위헌 확인 결정(헌법재판소 2004. 10. 21. 선고 2004헌마554·566(병합)) 이래로 판례를 통해 관습헌법의 존재를 승인하고 있으며 그 효력을 성문헌법과 동등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헌법사항에 대해 형성된 관행 내지 관례가 관습법으로서의 요건(반복계속성, 항상성, 명료성, 국민적 합의성)을 갖춘 경우에 관습헌법이 된다고 보았으며 이는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져 위헌확인의 심사기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4] 따라서 관습헌법은 일반법률의 제·개정 절차에 의해서는 폐지되거나 개정될 수 없고, 헌법을 개정하거나 관습헌법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소멸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만 폐지·개정될 수 있다.[5]
각주
[편집]- ↑ Bottini, Eleonora (2020년). “Constitutional Customary Law and Constitutional Sanction: an Antinomy?” [헌법적 관습법과 헌법적 제재: 하나의 모순?] (영어). 《Philosophie du droit coutumier》 (프랑스 니스: Centre de recherche d'histoire des idées): 3. doi:10.4000/noesis.5169. 2026년 5월 2일에 확인함.
- ↑ 한동훈 (2008년). 《프랑스 제3공화국 헌법체제의 정립과정에 관한 연구》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207―208쪽. hdl:10371/23135. 2026년 5월 2일에 확인함.
- ↑ 김승대 (2004년). “헌법관습의 법규범성에 대한 고찰”. 《헌법논총》 (헌법재판소 도서관) 15: 139―140. 2026년 5월 2일에 확인함.
- ↑ 헌법재판소 (2023년). 《헌법재판실무제요》. 서울: 헌법재판소. 205―206쪽. ISBN 9791194029168. 2026년 5월 2일에 확인함.
- ↑ 박찬주 (2006년). “대법원에 의한 관습법의 폐지”. 《법조》 (법조협회) 55 (7): 69―72. 2026년 5월 2일에 확인함.